세계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두 나라가 어디일까요?
모두가 알고 계시겠지만,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중국과 인도죠.
이 두 나라는 개혁과 개방, 그리고 GDP 상승과 맞물려 2000년 이후 해외로의 교류가 엄청나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20년 전 200만 명이었던 유학생 수도 24년에는 약 600만 명으로 3배 가까이 폭등했죠. 최소치인 200만 명으로 놓고 계산해도 누적 유학생 수가 4천만 명인데.. 거의 한국인 전체가 이민 가버린 것만큼 많습니다. 물론 중복된 숫자들도 있겠지만요. 대충 그렇게 많다는 얘기죠.
그럼 반대로 유학생을 많이 받아들이는 나라는 어디일까요?
미국과 영국, 캐나다입니다. 미국과 영국에는 세계 최고의 대학들이 많으니 유학생이 많은 건 당연한데, 캐나다는 조금 의외일 수도 있습니다. 명문대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대학 숫자가 미국과 영국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죠.
그런데 말입니다.
캐나다는 조금 독특한 이민 정책을 가지고 있습니다. 졸업 후 취업 이민이라는 프로그램인데요. 대학교이나 직업학교 등을 졸업하고 나면, 나온 학교에 따라 최소 8개월에서 최대 3년까지 취업 비자를 줍니다. 그리고 비자 기간 동안에 한 취업 활동 등을 기반으로 이민을 받아주는 정책이 있죠. 캐나다 입장에서 이 정책은 대단히 성공적이었는데요. 시행하기 전에는 10만 명이던 유학생 숫자가 이제는 그 10배가 넘는 100만 명이 되었으니, 성공도 이런 성공이 없죠. 이 추세로 가면 세계 유학생 수 1등인 미국의 백만 명도 넘어설지 모릅니다.
그리고 이 중에 약 절반 정도가 중국인과 인도인이라고 하니 대충 50만 명 정도가 매년 캐나다로 넘어오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민을 위해 다시 대학생이 된 부모와 이를 따라온, 초, 중, 고등학교 자녀들도 학생이니 모두 유학생 숫자에 포함되겠죠. 하지만 매년 50만 명이라니.. 거의 한국의 경기도 시흥시가 매년 새로 생기는 것과 다름없는, 정말 미친듯한 숫자입니다.
캐나다에 중국인, 인도인 사기꾼들이 요새 기승인데 어찌 보면 당연한 건지도 모르겠네요.
이렇게 넘어온 학생들이 취업을 하기 위해서는 학교 졸업 후, 졸업 후 취업 허가 (PGWP: Post-Graduation Work Permit) 비자를 받아야 합니다. 비자를 받고, 이 기간 동안 이민자는 영주권에 도전해야 하죠. 그렇기 때문에 PGWP는 이민자들에게 영주권으로 향하는 대단히 중요한 통로입니다.
그런데 지난 6월 21일 금요일, 이민부 마크 밀러 장관은 졸업 후 취업 허가(PGWP)를 ‘플래그 폴링(Flagpoling)’으로는 받을 수 없게 하겠다고 말하며, 발표 당일 '즉시 적용' 해버렸습니다. 문자 그대로 당일에 말이죠.
혹시 플래그 폴링이 뭔지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잠시 설명을 하자면, 플래그 폴링은 외국인이 캐나다 거주 비자를 신청하는 방법 중 1가지입니다.
캐나다에 거주 중인 외국인이 이민 서류를 갱신하기 위해서는 보통 3개월 이상의 시간이 걸립니다. 저도 1년 반 정도 기다려도 연락을 받지 못한 지인을 본 적이 있을 정도죠. 캐나다 행정 시스템은 정말 정말 정말 느긋하거든요. 이민부 통계 자료를 보면 보통 영주권, 학생 비자, 워킹 비자 등의 대기 리스트가 항상 약 백만 건 정도 밀려있습니다.
이럴 때 사람들이 많이 쓰는 방법이 플래그 폴링이죠.
캐나다 육로를 통해 미국으로 넘어갔다가 다시 캐나다로 돌아오면, 캐나다 이민국에서는 체류허가에 대해 즉시 판단을 해줘야 합니다. 이런 빠른 행정 처리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플래그 폴링을 이용하고 있는 거죠. 세월아 네월아 하면서 기다리기 너무 지치니까요.
캐나다 국기대(Flag Pole)와 미국 국기대(Flag Pole) 사이를 왔다가 그대로 돌아간다고 해서 플래그 폴링(FlagPoling)이라고 부릅니다.
이렇게 캐나다스럽지 않게 당일 업무 처리가 가능하니, 플래그 폴링을 이용하는 외국인이 22년 32,394건에서 2023년 61,561건으로 매년 거의 두 배 이상 늘어나고 있습니다. 말 그대로 폭발적인 성장 추세죠. 그중에서 PGWP 신청은 약 5분의 1에 달합니다.
그래서 이민부는 국경 순찰대 본연의 업무가 플래그 폴링으로 방해받고, 여행객의 수속 시간이 지연되며, 캐나다와 미국 간 물류 흐름에 악영향을 끼친다고 주장하는 거죠.
이번 정책 발표로 졸업 후 취업 허가 신청이 필요한 분들은 반드시 온라인으로 신청하셔야 합니다. 밀러 장관은 플래그 폴링을 금지하는 대신에 온라인 신청 절차를 간소화하고, 처리 시간을 단축하며, 새로 워크 퍼밋이 발급되기 전에도 일을 먼저 시작할 수 있도록 해주겠다고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최근에는 캐나다 이민부가 플래그 폴링을 점점 줄이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지난 6월 초에는 캐나다 전역의 12개 국경에서 플래그 폴링 시간을 단축했었죠. 이러한 정책의 방향성이 향후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저는 이 정책이 최근에 있었던 캐나다 국경 관리청(CBSA) 파업 시도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죠.
사람들은 PGWP가 온라인 신청에만 의존하게 되었으니, 가뜩이나 오래 걸리던 비자 대기 시간이 더 늘어나는 것은 아닌지 걱정들을 하고 있습니다. 이민부에서는 기존보다 빠르게 처리해 주겠다고 했지만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봤을 때, 아닐 것 같다고 느끼기 때문이겠죠?
왜냐면 캐나다 정부의 온라인과 전화 서비스는 정말 엉망이거든요. 저 같은 경우에도 전화 대기를 3시간 정도까지 해봤던 것 같습니다. 또 전화가 연결되었다고 해도 관련 부서로 전화를 돌려주겠다고 하며 전화가 끊기는 경우도 많이 있고요. 그러면 다시 3시간 기다려야 하는 거죠. 한국이었다면 진짜 국민 청원감인데 말이죠.
이제 이민자 여러분들은 PGWP가 온라인으로만 가능하니, 국경에 헛걸음하시는 일 없도록 꼭 주의하셔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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