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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뉴스

서부 영화 좋아하세요? 캐나다 최대 카우보이들의 로데오 축제. 캘거리 스탬피드 7월 5일 시작. 무료 아침 제공.

by 단풍당 2024. 7. 9.

 

 

이이런 거 좋아하시나요?

 

 

역시 북미에서의 축제라고 하면 이런 느낌 아닐까요? 우리가 어릴 때 TV에서 보던 느낌은 이런 거였잖아요?!!

지금은 좀 잠잠하지만 한동안 마블 슈퍼 히어로 영화가 대세이던 시기가 있었죠.

어딜 가나 마블 히어로 얘기뿐이었습니다. 하지만 30~40년 전에는 우리 할아버지들은 서부 영화에 열광하셨더랬죠. 한마디로 난리였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난리도 그런 난리도 아니었죠. 그 당시 거의 모든 동네 어린이들은 문방구에서 콩알탄을 사들고 돌아온 장고 같은 모습을 취하곤 했다고 합니다. 뭐든 유행은 어린애들이 가장 빨리 알아차리니까요.

이때 영화에서 서부의 총잡이들이 쓴 모자는 실은 카우보이 모자입니다. 카우보이들을 간단하게 설명하면 소몰이하는 소치기 목동들을 말하죠. 카우보이 하면 멋있어 보이지만 목동이라고 하면 왠지 모르게 푸근해지죠. 하지만 사실입니다. 요새 서양 문화에 대한 환상이 많이 빠진 것도 사실이고요. 한국 시골에서는 소 한 마리씩 몰고 다니며 밭 갈고 논 갈고 했지만, 서부에서는 소를 떼로 몰고 다니곤 했습니다. 소를 몰고 유목민들처럼 이동을 해야 했으니까요.

카우보이 모자는 이런 서부 문화를 나타내는 상징과도 같은 같습니다.

우리가 어릴 때 한국 동네 오락실에서는 오락을 잘하는 친구들 뒤에 구름떼처럼 모여 게임하는 걸 구경하곤 했습니다. 잘하던 친구가 실수로 지거나 하면 100원을 후원해 주며 한 번 더 해보라고 응원해 주기도 했죠. 어떻게 보면 지금 아프리카 TV 별풍선 같은 걸 그때도 싸줬던 거죠.

그 당시 카우보이들도 그랬나 봅니다. 누구네 목동이 소떼 몰이를 잘하고, 소를 잘 잡는다더라. 야생마나 소 등 뒤에 올라타서 잘 길들이더라라는 소문이 나면 시합을 하곤 했습니다. 또 주변 사람들은 그걸 후원하고 구경하곤 했죠. 그런 문화가 그대로 이어져서 로데오 경기가 되었고, 이런 로데오 경기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죠.

로데오 경기는 1869년 콜로라도 주(Colorado)에서 전문적인 첫 경기가 개최된 이후로 거의 150년 가까이 북미에서는 사랑받아오고 있습니다.

보통 로데오 하면 미국인들이 생각나는 게 보통이죠. 저는 카이 보이 하면 텍사스나 골드러시가 있었던 캘리포니아가 떠오르곤 하거든요.

그런데 놀랍게도 세계에서 역사상 가장 오래된 로데오 경기 중 하나가 캐나다 캘거리에서 매년 열리고 있습니다. 또 규모 또한 세계적이죠. 바로 캘거리 스탬피드 축제입니다. 스탬피드의 슬로건 중에 하나가 세계에서 가장 끝내주는 야외 축제(The Greatest Outdoor Show on Earth)라고 하니 그 규모를 짐작할만합니다. 자원봉사자만 3,000명, 직원만 1,200명이라고 하니, 최소 방문객은 이보다 많을 거라는 건 누구나 짐작을 할 수 있겠죠?

근데 캘거리는 아주 작고 사소한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지난 6월 5일 파손된 메인 상수도관이 아직 완벽하게 복구가 되지 않았다는 거죠. 캘거리 상수도관 파열로 현재 변기 물도 아껴 쓰고 있는 상황인 거죠. (오늘 7월 2일, 집 안에서는 평상시와 같이 물을 써도 된다고 발표를 하긴 했습니다.) 캘거리 시장은 공사 완료일을 7월 5일로 설정하고 정말 열심히 공사를 진행시켰습니다. 시 비상사태까지 선포해 물을 아끼게 하면서 말이죠. 어찌 보면 굉장히 발 빠른 대처였던 것 같습니다. 캐나다스럽지 않게 말이죠. 한국이었다면 물론 24시간 안에 수리가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여기는 캐나다라 많이 다르죠. 정말 정말 정말 여기서는 발 빠른 대처였던 게 사실입니다. 이걸 1달 안에 끝내다니..반년이 안 걸린 게 어딘가 싶습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절대 절대 절대 한국과 비교하지 마세요.

근데 여기서 생각해 볼 게 있습니다. 캘거리 조티 곤덱 시장은 왜 7월 5일을 기한으로 잡았을까요?

변기 물 사용까지 자제해 달라는 원초적인 부탁까지 시민들에게 하면서 말이죠. 그건 반드시 7월 5일 공사를 마무리해야만 하는 이유가 있는거죠. 싫어도 해야만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35개 거대 기업 스폰서와 1,200명의 밥줄, $540M, 한국 돈 약 5,400억 원에 달하는 경제효과를 상수도 파이프 한방으로 날릴 수는 없었기 때문이죠.

코비드 때 이미 축제 취소로 약 265억 원 정도의 손실이 난 전적이 있었죠. 그리고 불과 약 2달 전에 리더십 부족이라는 이유로 탄핵 청원 신청이 성립될 뻔 본 조티 곤덱 시장으로써는 더 조급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물 부족으로 관광객들에게도 똥 싸기 전까지 변기 물을 내리지 말아 달라고는 할 수 없는 일이잖아요?

시작하기 전부터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7월 5일 스탬피드 축제는 시작될 것 같습니다.

근데 스탬피드가 무슨 뜻일까요? 스탬피드는 야생마나 소들이 떼를 지어 한 번에 우르르 몰리는 것을 스탬피드라고 말합니다. 인파가 너무 몰리는 현상에도 휴먼 스템피드라고 표현합니다. 어떻게 이해가 좀 되셨나요?

스탬피드 축제는 본격적인 축제 이전에 이미 다른 방식으로 시작되죠. YMCA와 지자체, 그리고 지역 마켓에서 무료 서부식 식사를 제공하면서 시작되죠. 서부식 식사라고 하니 궁금해하실 분들이 있을 것 같은데 팬케이크와 소시지를 주메뉴로 하는 식사입니다. 한국 한정식처럼 한 상 거하게 나오는 느낌은 아니지만, 그래도 한곳도 아니고 여러 곳에서 매일 아침 식사를 무료 대접하다니 약간 시골 인심이죠? 축제 기간에는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아침 식사를 준비하고 애들을 먹이고, 옷 입히고, 준비 시킬 걱정을 약간은 덜 수 있겠네요. 매일 어디서 무료 식사를 제공하는지는 웹사이트가 있는데, 제가 고정 댓글로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본격적인 축제는 당일 아침 스탬피드 퍼레이드로 시작합니다.

7월 5일 금요일 9시, 캘거리 시청과 캘거리 타워가 있는 곳에서 퍼레이드가 시작되며 캐나다 연방 경찰, 각종 밴드 등 103개의 다양한 단체들로 퍼레이드가 구성됩니다. 제가 태어나서 본 퍼레이드는 잠실 롯데월드 퍼레이드가 전부였는데 이건 진짜 기대되네요. 그리고 한국 아트클럽도 참여한다고 하는 데 어떤 모습으로 나올지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그리고 열흘간 이런 거 그리고 이런 거, 또 이런 거 등 어릴 때 TV로만 보던 꿈과 모험이 가득한 축제가 시작되니, 시간이 되시는 분들은 방문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위치는 캘거리 BMO 센터 주변입니다.

스탬피드 방문객은 작년 기준 약 100만 명 정도 참석했다고 하니, 하루에 약 10만 명 정도가 방문하는 것 같습니다. 어린이와 함께 오시는 분들은 휴먼 스탬피드(human stampede)도 꼭 조심하세요.

스탬피드에 방문하신 분들은 이후 코스로 보통은 밴프나 모레인 호수 등을 방문하신다고 합니다.

혹시 여러분들은 캘거리 스탬피드 축제에 방문하신다면 축제 이후에 어디를 방문하실 계획이신가요? 아니면 이미 캘거리에 살고 계시다면 어디를 방문하면 좋을까요?

좋은 추억을 남길 수 있는, 좋은 장소가 있다면 여러분의 생각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