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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네 빵집 같은 소소한 캐나다 소식
캐나다 뉴스

이 캐나다 할머니는 3만 원짜리 중고 협탁을 당근 거래 하다가 수백만 원을 털린 뻔했습니다. 캐나다 뉴브런즈윅.

by 단풍당 2024. 6. 18.



사기꾼들은 뇌 구조가 다르다는 말이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양심이 없고 이익과 손실에 따라서만 움직이는 소시오패스적 성향을 보이기 때문입니다. 밥만 먹고 하루에 12시간씩 사기 칠 궁리만 하는 사람들을 우리 같이 평범한 사람들이 잘 대처하지 못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릅니다. 평범한 사람이라면 서로를 신뢰하고 피해를 끼치면 안 된다는 개념을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남들도 당연히 그럴 거라고 생각하고 있는 거죠.

한국 뉴스를 보면 요새 당근 마켓으로 중고 거래를 하다가 사기를 당한다는 이야기가 많이 들립니다. 혹은 가짜 네이버 페이 피싱 사이트를 만들고,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알아내 물건값만 중간에서 가로채거나 계좌에 있던 돈을 탈탈 털어갔다는 뉴스도 있었죠. 그럼 우리 선진국 캐나다는 어떨까요?

캐나다에도 한국 기업 당근 마켓이 들어와있지만, 캐나다 현지인들은 대부분 페이스북 마켓플레이스를 사용합니다. 뉴브런즈윅에 사는 샌드라 폰드 할머니는 페이스북 마켓플레이스에 3만 원짜리 작은 테이블, 협탁을 팔려다가 매일 3백만 원씩 사기범에게 탈탈 털릴 뻔했다고 하네요.

어떻게 된 일일까요?

 

폰드 할머니

 

폰드 할머니가 페이스북에 협탁을 $30에 올린지 얼마 되지도 않아 누군가 기다렸다는 듯이 바로 메시지가 왔다고 합니다. 순진한 할머니는 '아이고, 테이블을 너무 싸게 내놓았구나. 조금 더 비싸게 팔아도 될 뻔 봤네!' 하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고 합니다.

폰드 할머니는 기쁜 마음에 물건을 와서 보고 살 건지 묻자 그 사람은 자신이 잠깐 지방에 내려와 있어서 당장은 갈 수 없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돈을 미리 보내줄 테니 물건을 다른 사람에게 팔지 말고 잠시만 맡아 달라고 부탁했죠.

돈만 미리 준다면 손해 볼 것이 전혀 없던 할머니는 그러자고 했습니다. 그 사람은 바로 이트렌스퍼 이메일 송금으로 돈을 보냈다고 연락을 했죠.

 
한국에서는 계좌 이체를 주로 하지만 캐나다는 소액에 한해서는 이메일을 이용한 이메일 간편 송금 서비스를 주로 사용합니다. 돈을 보내는 사람이 은행 앱에서 받는 사람의 이메일과 금액을 입력하고 돈을 보내면, 받는 사람에게 은행 이메일로 누가 돈을 보냈고 송금을 승인할 것인지 물어보는 구조입니다. 마치 카카오톡 송금 같은 개념입니다.

연락을 받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정말로 입금을 받을 건지 묻는 메일이 은행을 통해 도착했습니다. 할머니는 이메일에서 확인 버튼을 누른 후, 이메일 링크를 통해 은행 웹사이트로 들어가 로그인을 했죠.
 

 
 

그런데 그날따라 웹사이트가 느린지 로딩 화면이 몇 분 동안 계속 돌고만 있었습니다. 시간이 너무 걸려 기분이 안 좋았지만, 웹사이트에서는 페이지를 새로고침하지 말라는 안내가 있어서 기다렸다고 하네요. 로딩 기호만 계속 회전할 뿐이었습니다.

폰드 할머니는 '아 오늘따라 인터넷 뱅킹이 느리네. 그래도 몇 분만 기다리면 돈이 들어올 거야'라는 생각만 있을 뿐 조금의 의심도 없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몇 분을 기다리는데 갑자기 은행에서 계좌에 문제가 있으니 즉시 비밀번호를 변경하라는 이메일이 들어온 것입니다.

뭔가 크게 잘못된 거죠. 너무나 당황한 폰드 할머니는 은행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그러자 은행에서는 누군가 당신 계좌에서 한국 돈 삼백만 원, 3,000 달러를 인출하려는 시도가 있어 계좌가 자동으로 잠겼다고 말했습니다.

할머니는 어질어질했습니다. 어디가 잘못된 건지 몰랐기 때문이죠.
알고 보니 송금 확인용 이메일 자체가 피싱이었던 겁니다. 사기꾼은 처음부터 돈을 보낸 적이 없었습니다. 피싱 이메일만 보냈던 거죠. 피싱 사이트로 들어간 할머니는 인터넷 뱅킹 웹사이트인 줄 알고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모두 입력하고 기다리고 있었던 겁니다.

불행 중 다행이었던 것은 할머니의 계좌에는 돈이 100만 원도 안 들어있다는 거죠. 피싱 사기범들이 100만 원도 없는 계좌에서 300만 원을 계속 출금하니 은행에서 계좌를 잠가 버렸던 겁니다.

이것 말고도 또 다른 중고물품 사기도 있습니다.
 

눈 뜨고 코 베인 크리스틴 메이슨

 
앨버타 에드먼턴에 사는 크리스틴 메이슨은 전동 공구를 480달러에 온라인 중고 마켓에 올렸습니다. 한 남성이 크리스틴의 집에 직접 방문해 480달러를 전자 이체로 지불하기로 했죠. 바로 눈앞에서 보내기 버튼을 누르는 것을 확인하고 남성을 돌려보냈습니다. 바로 코앞에서 말이죠.

 

메이슨은 캐나다 TD Bank를 이용하고 있었고, 이메일 송금이 되면 자동으로 계좌로 돈이 입금되게 설정을 해놓았기 때문에 아무 걱정이 없었다고 합니다. 이메일이 도착한 것을 확인했으니 돈이 자동으로 들어올 것을 예상하고 있었죠. 당연한 일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실제로는 돈이 입금되지 않았습니다. 몇 시간을 기다리고 다음 날이 되어도 돈은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크리스틴은 왜 돈이 안 들어오지? 뭔가 이상하네 그러면서 밤잠을 설쳤다고 합니다. 480달러, 약 50만 원은 적은 돈이 아니잖아요?

어떻게 된 일일까요?

캐나다 이메일 송금의 경우에는 송금에 암호를 설정해서 보낼 수가 있습니다. 물론 안 하고 보낼 수도 있고요. 이메일 송금을 잘못했을 경우를 대비하기 위해서죠. 이메일 송금을 하고 문자나 전화로 암호를 알려주면 되는 구조입니다.

송금에 암호가 설정된 경우, 아무 은행 계좌에 자동 입금을 설정해 놓았더라도 사람이 직접 이메일에서 송금 받기 완료 버튼을 누르고 암호를 입력하지 않으면 최대 24시간까지 송금 취소가 가능하다고 합니다.

암호를 입력해야지만 완벽하게 내 계좌로 입금이 되는 거죠.

그런데 크리스틴은 자동 입금을 설정해 놓았으니 문제가 없을 거라 생각했던 겁니다. 보통은 돈을 보내고 아무도 취소를 하지 않으니까요.

사기꾼은 송금 프로세스에 대해서 명확하게 이해하고 있었고, 이 맹점을 사람들이 잘 모른다는 점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송금했다가 90분 후에 송금 취소를 해버렸던 거죠. 바로 눈앞에서 말이죠. 눈 뜨고 코 베인다는 표현이 이래서 나온 것 같네요.

메이슨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여전히 온라인으로 중고 거래를 할 예정이지만 "앞으로는 절대로 이메일 송금을 안 받겠다."고 그녀는 말했습니다. 가까운 친구와 가족을 제외하고는 무조건 현금 거래만을 하겠다고 말했다고 하네요.

첫번째 이야기에 폰드 할머니는 사기를 당한 사람이 방송에 나와서 이야기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사기를 당하면 수치심을 느끼고 자책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의 이야기를 공유해 비슷한 사기가 일어나지 않도록 신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용기를 내었다고 밝혔습니다.

이러한 사기는 캐나다 안에서만 한 해에 6억 달러, 한국 돈 6천억에 달하며 이것도 실제로 도난당하는 금액에 10%에 불과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니다. 거의 6조 원 규모죠. 이런 게 창조 경제인가요?

한국도 사기를 당하면 약 25%만이 신고를 하고 75%는 자신을 탓하며 딱히 대응을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저는 사기는 한 사람의 영혼을 파괴하는 가장 나쁜 범죄 중에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하면 이런 사기꾼들이 세상에서 사라지고 서로 마음 놓고 믿을 수 있는 세상이 될까요?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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