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캐나다의 수도가 어디인지 아시나요? 3초간의 시간을 드릴 테니 한번 맞춰보세요.
3초... 2초.. 1초
토론토와 몬트리올, 밴쿠버 같은 도시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보통이죠. 실은 캐나다의 수도는 오타와입니다. 저도 캐나다에 오기 전까지는 몰랐으니 못 맞추셨더라도 너무 걱정들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캐나다가 한국처럼 뭔가 활동적이고 재미가 있는 나라는 아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재미없는 도시로 꼽히는 오타와에 지금 인종차별 논란이 불고 있습니다.
오타와 교외, 바헤이븐. 인구 10만 명의 작은 도시에서 한 백인이 계란을 던지며 인종차별적 발언을 해 캐나다에 사는 한국인들에게 분노가 일어나게 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된 일일까요?
지난주 온라인에 한 남성과 여성이 아시아인을 조롱하는 장면이 담겨있는 영상이 SNS에 올라왔습니다.
영상에 남성은 '아시아인은 너무 못생기고, 영어도 못하기 때문에 정말 싫어!'라고 말하는 인종 차별적인 발언이 그대로 찍혀 있었습니다. 그리고 몇 시간이 지난 후 저녁에 다시 나타나 계란을 투척했죠.
인종차별의 표적이 된 집에 사는 한국인 여성은 인터뷰에서 한국에서 건너온 자신의 가족은 지난 2년 동안 지속적인 괴롭힘과 소음 공해로 인해 "상상할 수 없는 고통"을 받아왔다고 말했습니다. 그것도 바로 옆집에 사는 사람에게 말이죠.
그녀는 '이러한 괴롭힘 때문에 일상생활이 안되고, 저녁에 잠도 못 잘 정도로 심각한 영향을 끼쳤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녀와 같은 동네에 거주하는 암나 사에드씨는 그들이 창문을 열고 '아시아인들은 너네 나라로 돌아가!'라고 소리치는 혐오 발언을 직접 목격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함께 그녀는 "저는 두 살, 네 살되는 아이들이 있어요. 제 아이들이 이런 일을 겪고, 누군가 자신을 해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살까 봐 너무 무섭습니다."라고 현재 상황에 대해서 말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동영상에 찍힌 남성은 자신의 가족이 현재 진행되고 있는 다툼의 실제 피해자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그는 이 지역에서 "유일한 백인 가족 중 하나"이며 오히려 자신의 가족이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고 말했다죠.
그러면서 "저는 변호사를 고용하고 적절한 방법으로 저와 제 가족을 변호하겠습니다."라고 밝혔다고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공식적인 기록이 중요하게 작용하는데요.
2023년 1월부터 가해자의 주택에 대해 시끄러운 음악으로 인한 소음 공해로 90건 이상의 민원이 접수된 사실이 있다고 합니다. 해당 지역의 담당자는 일부 민원은 중복 신고이거나 같은 날에 여러 번 접수된 적도 있다고 했다네요.
제 생각에는 음악도 크게 틀고 자기 마음대로 살고 싶은데, 이웃들에게 자신이 신고를 당했기 때문에 자신이 피해자라고 생각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범죄자들이 '나는 안 들키고 잘 살고 있었는데, 네가 신고해서 내가 잡혔잖아'라고 신고자들을 오히려 나무란다는 소문이 생각나는 이유는 뭘까요?
이로 인해 심각한 소음 위반으로 세 차례에 걸쳐 490달러의 벌금과 법원 소환장이 발부되었고, 만약에 이번에 가해자가 유죄 판결을 받으면 벌금이 건당 10만 달러, 한국 돈 천만 원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합니다.
두 집에서 약간 떨어진 곳에 사는 니시 요가싱암씨는 '매우 큰 볼륨으로 음악을 틀어놓기 때문에, 아이들이 밤에 잠을 잘 수 없다'라고 말하며, 그 집에서 시끄러운 음악을 여러 번 들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러한 소음 공해가 거의 2년 동안 이어지고 있었던 거죠.
요가싱암씨는 '사람들이 딱히 나서지 않아 증인 진술이 제공되지 않았고, 경찰 또한 불만을 입증할 방법이 없었기 때문에 그동안 조사에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라 덧붙였습니다.
증인도 없는 상태에서 세입자가 문을 열어주지 않으면, 경찰관이 실제로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겠죠.
결국 지난주에 상당한 팔로워를 보유한 인스타그램 계정에 이 영상이 게시되면서, 이슈화되자 본격적인 사건 조사가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한국인 가정은 해당 영상을 친구들 몇몇에게 보내기는 했지만 자신들이 올리지는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번 사건이 우리 사회에는 혐오와 괴롭힘 범죄는 설자리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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